연구 윤리

본의아니게 이번 한국연구재단 이-메일 서비스의 첫머리에 있는 논단을 읽게 되었다. 서울대학교 모-교수가 쓰신 ‘우리나라 연구윤리의 현황과 과제’라는 제목의 글로서 이미 학연분야에서 관행을 너무 일상이 되다시피한 불법적이고 탈법적인 연구수행에 대한 글이었다. 뭐 글 내용이야 옳은 말씀일 것이니 굳이 다시 생각할 필요는 없지만 이러한 글에서 항상 여운이 남는 것은 ‘현실의 문제’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불법적인 일이야 학교나 연구소 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며, 대한민국 전체로 보아서도 특별한 사안이 아닐 것이다. 단지 눈과 귀에 드러난다는 것이 더 특별한 일이 된지 오래가 아닌가 싶다. 어떤 식으로든 혹은 어떤 범위만큼이든 관련된 사람들은 모두 ‘현실’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면서 결국 자신을 변명하게 된다. 현실적으로 관행이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지 않으냐는 식이다. 안타깝게도 틀린 말이 아니다. 이 글에서도 예로 든 ‘황우석 사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드러난 자, 드러낸 자 그리고 방관하는 자가 모두 현실적인 한계를 이야기하면서도 누구 하나 재수없이 걸린 현실을 남의 일인냥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을 알고 아무런 일 없다는 듯이 서로들 잘 살고 있다. 나역시 저들과 다르지 않음이 분명하지만, 그렇하더라도 현실이라는 수식어는 더 이상이 언급하고 싶지 않다. 우리는 모두 자기 주변에 그렇지 않은 사람이 한명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운좋게 한명 발견하게 되면 그가 이상한 것처럼 여겨지지만 결국 이상한 놈은 내 자신과 우리들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꿋꿋이 연구윤리를 지켜나가는 것을 모두 이상하게 바라보거나 혹은 설마하는 생각으로 파내고 파내려는 욕망을 드러낼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는 단지 나보다 아직 더 윤리적일 뿐이다.

PS. 어느 순간이후부터 난 연구 과제를 심사하게 되면, 돈만 본다. 다른 거 다 떠나가서 학교에 넘쳐 나는 것중의 하나가 A4 종이가 아닌가 싶은데 연구비로 A4 박스를 그리 많이 사는 인간들만 추려내보더라도 내용을 검토해 볼 대상을 상당히 줄어들게 된다. 위탁연구비의 수준만 보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위탁이 다 연구하면 도대체 기업은 뭘로 연구하고 뭘로 만드냐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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