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팅 베팅

내 컴퓨팅 인생에서 크게 두 가지 사안에 대하여 베팅을 했는데 1990년초 HP 워크스테이션을 처음 만지면서 나의 플랫폼을 RISC 기반 마이크로프로세서와 UNIX 운용체제로 잡았고 이후 10년이 지나 HP에서 일을 하면서 그 행동에 대한 확신은 더욱 공공했다. 하지만 내가 지향한 플랫폼은 서버가 아닌 3D 그래픽스 운용을 위한 워크스테이션이었기 때문에 다시 10년이 지난 지금에서는 완전히 실패한 투자라고도 볼 수 있다. HP-UX를 비롯한 UNIX는 이제 서버 플랫폼으로만 남아 있다; 결정적으로 난 HP의 Visualize 시리즈 성능에 자만하여 nVidia의 Quadro 시리즈와 ATI의 FireGL 시리즈 등장을 간과했다. 지금은 그나마 데스크 탑에서의 유일한 선택이었던 Solaris (비록 X86 기반이라고 하더라도) 조차 이제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PTC는 Pro/Engineer Wildifre 6 버전부터 Solaris를 지원하지 않을 계획이다. 그 동안 내가 X무시했던 Windows NT 패밀리는 거의 모든 상용 워크스테이션 시장을 장악했다. 물론 나 역시 지금은 Windows XP 64-bit를 구동중인 HP Z800 워크스테이션에서 Pro/Engineer와 MSC.Marc를 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Linux와 Mac OS X가 아직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언제 이 플랫폼들이 다시금 OpenGL 기반 대형 3D CAD/CAM/CAE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OpenGL을 보면서 새롭게 기억나는 것은 내가 HP Workstation을 사용하던 시절 3D 그래픽스 모델링을 위한 주력 도구는 HP Starbase와 PEX였다. 당시 OpenGL을 이제 막 떠오르는 새내기였으며 오히려 SGI의 IRIS GL에 대한 관심이 만만치 않았다. HP Starbase는 GKS기반으로 작성된 3D API로서 HP의 Visualize Graphics Subsystem 전용 소프트웨어였다. HP는 PowerShade 등 Starbase와 관련한 다양한 그래픽스 모델링 툴을 제공했다. 뛰어난 성능 그리고 무엇보다도 풍부한 레퍼런스는 대형 3D 그래픽스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대한 욕구를 자극하기 충분했다. PHIGS의 경우는 HP Starbase와 달리 X-Window System 환경에서 표준 3D API로 사용되고 있었지만 HP가 아닌 다른 UNIX 워크스테이션에서 공통으로 구동되는 어플리케이션 개발이 아니고는 Starbase를 대체할만한 잇점을 없었다. 그러나 Intel Pentium과 OpenGL의 급속한 성장은 이 모두를 기억속에서 사라지게 만들었다. 나 역시 빨리 OpenGL로 전향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역시 1990년대 초 HP 워스테이션을 사용하면서 모름지기 3D CAD라 하면 UNIX 워크스테이션에서 구동되는 수천만원하는 것들을 사용해야 하는 생각에 베팅한 것이다. 이후 20년 동안 HP-UX 환경에서 Pro/Engineer와 UniGraphics는 나의 메인 어플리케이션이었다. 사실 AutoCAD는 물론 AutoDesk의 모든 제품은 그냥 장난감이나 서민(?)용 어플리케이션으로 치부했다. 물론 그 동안 AutoDesk가 3D CAD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으나 상당수가 삽질 수준이기도 했으며 앞에서 언급한 UNIX 워크스테이션이 워낙 공공해서 PC 수준의 AutoCAD는 단순히 간단한 도면 출력용이었다. 덕분에 난 AutoCAD Relese 2000 이후로는 제대로 써 보지도 못했다-내가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AutoCAD는 대학원에 진학하여 접한 Release 2.5였다. 그러던 중 요즈음 연구소의 도면 작성이나 처리 기술이 워낙 수준이 낮아 어쩔 수 없이 내가 한번 확인해 보기위해 AutoCAD를 만지작 거리게 되었다. AutoDesk로 부터 다운로드 받은 Trial은 최신 AutoCAD 2011 버전이었다-학교나 회사에서는 AutoCAD 2006 라이센스를 사용하고 있다. 내가 AutoCAD 2011을 처음 접하면서 느낀 사항은 두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Menu 구조가 몰라보게 달라졌다는 점이다. Microsoft Office 2007 이후의 리본 스타일을 가진 메뉴는 적응 불가능이었다. 물론 Classic 메뉴로의 전환이 있어 사용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웬지 낯선 느낌이었고 더 이상 내가 AutoCAD에 대하여 잘 안다고 주장하거나 AutoCAD를 X무시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과 걱정까지 생겨났다. 물론 기능적인면서는 아직까지도 과거 10년, 20년 전과 다르지 않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분명 그 오랜 기간의 노하우가 시스템 속에 숨어있을 것은 분명했다. 다른 하나는 너무 무겁다는 것이었다. 나의 HP Z800에서 조차 AutoCAD 2011은 빠르다는 느낌을 받지 못할 정도였다. 도대체 무슨 기능들이 숨어 있어 이렇게 무거운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물론 많은 라이브러리와 과리 도구는 물론 이를 위한 데이터베이스 운용 기능까지 포함해서 그런지 답답했다. 3D 모델링 기능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게 검토해 보질 않았지만 이전 세대에 비해서는 많은 강화된 듯한 느낌이 온다. 결국 이런 저런 기분으로 난생 처음으로 서점에서 AutoCAD 관련한 서적을 구입했다.

TV보면서 1시간만에 전체를 흝어 보았다. 특별한 것으로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내용은 10년 전이나 20년 전과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 제대로 확인해 보지는 않은 것인데 솔리드와 서피스 간의 조합이 이제는 가능한지 모르겠다; 뭐 역시나 직접 해 볼 정도의 정성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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