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011의 보관물
Windows 7 한글 깨짐
세상을 살면서 힘빠지는 경우를 많이 보지만 그 중의 하나가 비싼 돈주고 산 컴퓨터가 사소한(?) 문제로 눈에 거슬리고 또한 이게 단순하게 해결이 되지 않는 경우에 분노가 치민다. 1천5백만원이나 주고 추가로 도입된 HP Z800에는 Windows 7 Prof. K 64비트 버전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런데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려고 하자 화면에 폰트가 깨어져서 출력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분명 한글 폰트들이 제대로 지정되지 않았거나 하는 문제일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웹 사이트는 이러한 문제의 원인을 다음과 같이 지정하고 있었다.
- Windows 7 영문판에 한글 언어팩을 설치한 경우 로캘 설정이 올바르지 않은 경우
- 유니코드를 지원하지 않는 프로그램용 언어 설정이 변경된 경우
- 컴퓨터 OEM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Windows 7 OEM DVD 설치 시 글꼴 파일이 손상된 경우
공급처에서 설치되어 왔으니 아마도 이러한 문제 중의 하나일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어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으로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적어 놓고 있었다.
- 방법 1: 시스템 로캘 변경 설정하기
- 방법 2: 계정 설정 복사하기
- 방법 3: 복구 모드에서 설정하기
이렇게 단순한(?) 방법을 제시한 마이크로소프트에 고마움을 느끼며 작업을 진행했다.
- 방법 1 – 변화없음 그리고 수차례 리부팅 진행.
- 방법 2 – 변화없음.
- 방법 3 – 에러.
아마도 시스템 설치시 이런저런 방법의 차이인지 방법 3은 에러를 발생시켰다. 깊은 한숨을 쉬고 그냥 국가 설정을 한국을 미국으로 그리고 다시 한국으로 바꿨다. 혹시나 싶었는데 역시나 이번에는 된다. 문제는 문제가 있고 답은 더욱 문제가 있지 않나 싶다. Windows의 세계는 깊고 넓으나 우리 인생은 짧기만 하다.
로지코믹스
수학과 논리학이라는 학문은 현대 과학기술 발전의 근본이자 핵심인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며 설계를 전공한 나에게도 모든 것은 수학과 논리적인 이론 전개는 필수적인 요소였다. 그러나 내가 기억되는 수학 전공자들은 도대체 무얼 하는 지 의문스러운 존재로 기억된다. 다른 분야에 대한 심각한 무지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너무나 이해가 되지 않으며 심지어는 학위를 날로 먹는 운좋은 사람들 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
공학을 전공했다는 입장에서도 사실 제대로 알고 있는 혹은 어렴풋이라도 들어 본 적이 있는 관련 분야는 많지가 않다. 뭐 공학도 그 뿌리는 철학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본다면 어디 관련없는 분야가 어디 있겠냐고도 할 수 있지만, 점점 학문 간의 차이는 몇몇 전공자 내지는 천재적인 인물을 빼곤 그리 친근감있게 다가오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나와 같은 경우에도 물리학자나 화학자라고 하면 대충(?) 무엇을 하는 사람들인가를 생각이나마 할 수 있다. 하지만 수학자 내지는 논리학자라고 하면 알듯 모를 듯 심하면 재미없고 돈 안되는 순수학문을 접하는 사람으로 느껴진다. 하물며 철학이나 자연철학이라고 하면 나와는 상관없는 별나라 사람처럼 생각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세상에 나와 같은 존재가 새로운 것을 느끼고 배운다면 얼마나 원하는 만큼 그렇게 될 수 있을까. 이러한 생각, 느낌 혹은 감정은 가끔씩 무언가에게 지쳐있을 때 머리를 스쳐지나간다.

눈에 띄는 제목으로 내 손을 다가가게 만든 ‘Apostolos Doxiadis’와 ‘Christos H. Papadimitriou’의 LOGICOMIX(로직코믹스)는 기대와 달리 쉬우면서도 어려웠다. 저자가 말하고자하는 버트런드 러셀의 삶이 평범하지는 않다는 것을 알 수는 있었지만 그 이상을 느끼기에는 앞서의 내 단상처럼 너무나 무지스러움을 스스로 느끼게 되었다. 오랜 기간을 두고 준비하여 완성된 책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지만, 오랜 기간 저자 역시 고민하고 좌절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 읽고(?)난 후의 느낌도 그리 개운하거나 명쾌하지는 않았다. 마치 제1권이 끝났으나 어서 제2권을 읽어야하는 그런 느낌이랄까!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버트런드 러셀을 20세기의 여러 철학자 중의 하나로만 알고 있던 나의 모습에서 나 또한 역시나 암기식 붕어빵 교육의 희생자가 아닐까라고 자위한다.
이 책이 내게 준 가장 큰 의미는 나 스스로 무언가 가치있는 존재라서의 삶의 주역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 느낌을 가지게 했다는 것이다. 언제나 그랬지만 또 역시나 잊어버리고 만 내 자신에 대한 희망 혹은 위로…
PS. 책 소개 내지는 여러 부제 속의 ‘컴퓨터’란 용어에 혹해서 이 책을 구입하지는 말기 바란다.
추천 – ★★★★★
사소한 것에 목숨걸지 마라(습관바꾸기 편)
리처드 칼슨의 Don’t Sweat the Small Stuff 시리즈의 하나인 이 책은 앞서 읽은 ‘누구와도 15분 이상 대화가 끊이지 않는 66가지 Point’라는 긴 이름의 책에서 내가 느낀 불만과 아쉬움을 해결해주었다. 물론 이것은 이 책을 스스로 평가하는 가장 낮은 수준의 표현이라고 거침없이 이야기하고 싶다. 제목으로만 본다면 당연히 이 책은 GTD와는 별 상관이 없어 보이는 것이 분명하지만, 책을 손에 잡는 순간부터 끝까지 머릿 속에서는 GTD 시스템의 구축과 구현과 다르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더 단순하게 생각하지만 이 책은 GTD 시스템을 생활에 적용하면서 부딪히게 되는 많은 무형의 난관을 극복하는 방법론으로 가득하다. 당연히 읽는 사람에 따라 내용과 수준에 차이가 있을 수 있겠으나 GTD라는 개인 생산성 향상 시스템의 현실적 운용에 힘겨워 하는 이들에게는 그 무엇인가가 되어 줄만한 책이다.

기본적으로 GTD 시스템은 정말 사소한 것이다. 그리고 다른 내 주변의 것을 관리 가능한 사소한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과연 이러한 결정이나 판단을 하기란 쉽지 않다. GTD 시스템의 적용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GTD 자체가 GTD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어 버리는 일상적인 경우가 된다. 그럼에도 그 시스템의 효율성이라는 꿈에 잡혀 대부분의 경우 시스템의 존재만으로 자위하게 되고 실질적인 개선은 거의 없게 된다. 더욱 심각한 경우는 몸도 마음도 지치면서 GTD는 눈 앞에서 물리적인 존재로서 있는 일반적인 사무도구처럼 버려지게 되는 것이다. 나 역시 그러한 시점에 혼란스러움이라는 그 무엇인가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다른 이에게도 그럴지는 심히 의문스러운 면도 없지는 않다.
추천 – ★★★★★
누구와도 15분 이상 대화가 끊이지 않는 66가지 Point
일본 서적이 대체로 그런지 몰라도 최근 읽게되는 많은 책들의 제목이 상당히 길다. 노구치 사토시(野口 敏)의 誰とでも 15分以上 会話がとぎれない!話し方 66のルール(누구와도 15분 이상 대화가 끊이지 않는 66가지 Point)도 만만치 않은 길이의 제목인데 이게 유행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우리가 일상에서 낯선 사람이나 장소 그리고 환경에서의 대화는 물론 늘 접하는 생활에서 맞닥드리는 대화 단절 및 주제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저자가 속한 일본뿐 아니라 세상하는 어느 곳에서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누구나 한번 즈음 혹은 언제나 겪게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저자는 대화도 결국 마음, 감정 등의 교류에 의해 이어지고 풍성해진다고 결론을 맺고 이를 위해 개별적이면서도 세세한 상황을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말처럼 쉬운게 없듯이 이를 실천하는 것 역시 일반인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여겨진다. 언급된 모든 상황들이 우리가 겪고 있거나 겪게 된다는 점에서 의식하든 그렇지 않든 선듯 어색한 분위기를 깨고 일어서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본다. 천성적으로(저자는 노력하면 된다고 하지만) 사람들과 잘 지내는 이도 있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고, 나처럼 노력하지만 방향이 자꾸만 예상과는 달리 나아가는 스타일도 있는 걸보면 사람 사는 습관이 쉽게 고쳐질 것 같지는 않다. 이 책은 나 스스로도 살면서 겪었던 일상의 문제을 도리켜 볼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면 면에서 나름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제공하는 포인트는 너무 일반적이다. 자신의 행동이나 반응을 돌이켜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효과가 있을 지 모르겠지만 그러한 사실을 극복하고 개선하기 위한 방법 혹은 기술의 제공에서는 부족하다. 물론 사람이 제각기이듯 이러한 문제의 답도 명확하지는 않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 또한 언급한 사실이나 예도 너무 단순하다고 생각되고, 그 상황들이 끊임없이 반복되기 때문에 흥미를 잃게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단순한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면에서는 여전히 읽어 볼만한 책이라고 본다.
추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