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night of Diamonds

The hardest scenario of Wizardry

터보 광, The Turbo Enthusi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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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Borland가 Micro Focus라는 회사로 매각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하지만 아마도 내가 알고 기억하는 Borland는 이 사건의 Borland와는 많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Borland는 1 년전에 개발 툴 부문을 Embarcadero에 매각했다. 이런 소식을 보면 Microsoft에 대항했던 또 한 회사의 흥망을 보는 듯 하다. 뭐랄까, 승리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승리하는 것이라는 사실에 대한 확신; 개인적인 삶이나 기업 경영이나 세상하는 모습은 다 비슷한 것 같다.

난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별 관심이 없다. 이 분야에 별 소질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처음 접한 프로그래밍은 1980년대 중반 Apple II 호환 기종에서 AppleSoft BASIC 프로그래밍 연습을 할 때 였다 – 왜 그때는 컴퓨터를 사용하거나 배우거나 하는 것이 모두 프로그래밍을 의미했는지 의문스럽다. 이후 제대로 된 프로그램을 하게 된 것은 학위 과정에와서 였다 – 그때도 모두들 왜 직접 프로그래밍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 지 모르겠다. 그리고 프로그래밍 언어라면 당연히 C-언어라고들 했다. BASIC이나 FORTRAN는 이미 구시대의 선택이었다.

당시에는 Microsoft의 아성에 도전하여 대성공을 거두고 있는 Borland의 Turbo 시리즈라는 일련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 패키지들이 대세를 이루었다. Borland의 Turbo PASCAL에 이은 Turbo-C의 대성공은 모든 컴퓨터 관련 잡지의 프로그래밍 관련 기사들을 뒤덮었다. 프로그래밍 관련 서적들도 모두 Turbo PASCAL과 Turbo-C에 관한 것이었다. 이러한 Borland의 제품에 열광하는 이들을 터보광이라고 까지 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난 주변의 우려를 무릅쓰고 Microsoft C를 선택했다; Turbo-C는 사용자들에게 GUI 스타일의 편리한 프로그래밍 및 디버깅의 통합 개발 환경을 제공했다. 그에 반해 Microsoft C는 콘솔 기반이었다. 다행히도 내가 선택한 것은 Borland의 통합 개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Programing WorkBench를 갖춘 Microsoft C/C++ 7.0이었으며 Windows 3.0에서의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SDK까지 포함하고 있었고 OS/2 어플리케이션 개발도 가능했다. 돌이켜 보면 이러한 나의 선택의 성격상 그런 것 같다. 난 주위 사람들이 주로 선택하는 것은 웬만하면 피하고 싶어한다. 어쨌든 프로그래밍이나 소프트웨어 개발 등이 전공이나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 선택이 내가 미친 영향은 별로 없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Borland도 Microsoft의 Windows 3.X가 예상 밖으로 인기를 얻게되고 전체 PC 시장 장악하자 여러가지 변화를 시도했고 그 변화는 적절한 듯 했다; Windows 환경에서도 Microsoft나 Borland를 따지는 주위 사람들의 반응에 미뤄. 그러나 어느 시점부터 Windows 환경에서는 Microsoft의 Visual BASIC이나 Visual C/C++ 등이 MS-DOS 시절의 Turbo 시리즈가 누린 영광을 차지하게 되었다. Borland도 Delphi나 C++ Builder와 같은 제품으로 대응했으나 이미 대세는 정해진 듯 했다. 물론 난 이런 변화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리고 다시 Borland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HP가 Borland의 자회사 격인 Starfish에 HP Dashboard for Windows를 팔아버렸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현명한 판단이었만 처음에는 HP가 이런 훌륭한 소프트웨어를 Starfish에 넘긴 것이 의아스러웠다. Borland는 Windows 3.X 시절 최고의 프로그램 매니저인 HP Dashboard for Windows를 Windows 95 버전에서는 최악의 불필요한 유틸리티로 전락시키고 말았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HP Dashboard는 Windows 95 이후 이어지는 Windows 스타일에 적용하기 불가능하다; HP Dashboard는 HP-UX 환경에서의 구동되는 HP VUE를 모방했기 때문이다.

Borland는 PC가 MS-DOS 세상일 때 프로그래밍 언어 분야에서 영원한 승리자처럼 보였다. 당시 CEO였던 필립 칸은 Borland를 Lotus나 Ashton-Tate에 비교할 정도였다; 1990년대 초 Borland는 Ashton-Tate를 인수했다. Borland의 Sidekick이나 Superkey는 MS-DOS 환경에서 새로운 반향을 일으켰다. 하지만 Windows 환경에서는 추억할만한 대상이 없는 듯 하다. Lotus 1-2-3를 대응할만한 스프레드시트로 평가되던 Quattro를 비롯한 다른 인기있는 MS-DOS 기반의 업무용 소프트웨어들도 Windows 버전에서는 Microsoft의 Office 패키지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dBASE는 Windows 버전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난 Borland의 프로그래밍 패키지를 사용해 본 적이 없지만 그렇다고 Microsoft 제품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내 프로그래밍 실력은 오래전 Apple II에서 배운 BASIC과 Microsoft Visual BASIC으로 연습한 정도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후 난 HP-UX에서 HP-C와 HP Starbase를 사용했기 때문에 MS-DOS나 Windows 환경에는 여전히 관심이 없었다. 최근에 지인의 부탁으로 Visual BASIC을 사용하여 MS-DOS 기반 열교환 프로그램을 Windows 버전으로 겨우 컨버팅했는데 그래도 옛 기억이 가장 많이 도움이 되었다. 난 Visual BASIC은 좋아하지만 FORTRAN이나 C/C++ 등 다른 프로그래밍 언어에서는 별반 실력도 없으면서 통합 개발 환경을 사용하는 것에 매우 어색하다.

Written by spix

May 9, 2009 at 11:11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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